재료는 딱 두 가지, 과학으로 삶아낸 야들야들 수육과 무말랭이 꿀조합

요리/한식|2025. 12. 25. 14:51

얼마 전 정성 들여 만든 무말랭이 무침이 냉장고에 있으니 든든하네요.

하지만 이 꼬들꼬들한 무말랭이의 진정한 짝꿍은 역시 갓 삶은 수육이죠.

 

오늘은 잡다한 재료 없이 오직 소금과 설탕, 그리고 시간으로만 완성하는 수육 삶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일단 맛있는 김치와 무말랭이 무침을 꺼내 셋팅합니다.

수육을 먹기 위해 이 반찬들을 준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고기를 삶을 차례입니다.
보통 수육 삶을 때 잡내 없앤다고 된장, 커피, 월계수 잎, 양파, 대파 등등 온갖 재료를 다 넣으시죠? 저는 다 뺍니다.

제 수육 레시피의 재료는 딱 세 가지입니다. 돼지고기, 소금 아빠 숟갈 1개, 설탕 아빠 숟갈 1개.

정말 이게 끝이냐고요? 네, 끝입니다. 대신 중요한 건 조리 방법입니다.

 

냄비에 고기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소금과 설탕을 한 숟가락씩 넣습니다.

물이 끓으면 불을 아주 약하게 줄이고 1시간 이상 뭉근하게 푹 삶아주세요.

 

여기에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고기의 근육 조직을 감싸고 있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은 질긴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콜라겐은 약한 불에서 오랜 시간 천천히 가열하면 구조가 풀리면서 부드러운 '젤라틴'으로 변합니다.

 

센 불에 빨리 삶으면 고기가 퍽퍽해지지만, 약불에 오래 삶으면 젤라틴화가 진행되어

비계는 쫀득하고 살코기는 입에서 녹을 듯이 야들야들해지는 것이죠.

즉, 수육의 맛은 양념이 아니라 '기다림'이 결정합니다.

 

1시간의 기다림 끝에 완성된 수육을 썰어보았습니다.

확실히 약불에 오래 삶아서인지 칼이 닿자마자 스르륵 썰리는 느낌이 다릅니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에 꼬들꼬들한 무말랭이를 얹어서 한 입 먹어봅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기의 진한 육향과 기름진 맛을 매콤 달콤한 무말랭이가 깔끔하게 잡아줍니다.

고기는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젤라틴처럼 녹아 사라지고, 오독오독 씹히는 무말랭이의 식감만 기분 좋게 남습니다.

정말 '극락'이 따로 없네요. 복잡한 재료 준비할 필요 없이, 소금과 설탕 그리고 약불 조절만 기억하세요.

집에서 가장 완벽한 수육을 드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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